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

‘대놓고 “당신은 무슨 일을 잘 하냐”고 묻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질문에 답하기를 좋아하고, 질문을 한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진다’

‘자, 50여 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가 일러 주는 인간관계의 비결은 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220~221p.

좋은 질문이다. 답하는 사람이 흥이 나는 질문이니까. 질문자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질문 하니까 생각나는데, 얼마 전 누군가가 지인들에게 “너는 내가 왜 좋아?”라고 자주 묻는단 이야기를 들었다. 이 또한 좋은 질문이다.
답변자는 일단 질문자를 내가 좋아하는가-질문자에 대해서- 생각할테고, 질문자를 좋아한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고, 이를 말로 할테니까.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그와의 관계를 해치기 싫은 사람이라면 이유는 어찌됐던 이래서 좋다고 말로 할테니까.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질문자가 답변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었다면 그게 아님을 알 수 있을테니까.
그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질문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저 질문이 나오지 않겠지.
어떠한 것을 밖으로 꺼내어 말로 하는 것은 큰 차이를 일으킨다. 사실일 경우, 생각이 더 확고해지고, 사실이 아닐 경우는 자기합리화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이 결국 사실-여기선 질문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된다.

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는 건 디테일의 힘과도 상통한다. 상세하게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어찌 싫을까.

이러나 저러나, 호감의 이야기를 보고 예전의 내가 생각나서 적는다. 난 오래전 아마 모두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내민 손을 받아주지 않는 상대를 서운해하고, 원망했고,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서야 내 욕심임을 알았지만.
요즘은 나를 싫어해도, 내가 먼저 내민 손을 치워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럴 수 있음이다. 사람 맘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조용히 손을 다시 거둘 뿐이다.

프로그래밍 심리학 – 2부 사회 활동으로 보는 프로그래밍

2부 사회 활동으로 보는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머는 보통 고립된 상태에서 일하지 않는다. … 그러나 다른 프로그래머와 함께 일할 때에도 그들 간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그 관계를 연구하고자 우리는 프로그래머의 집단을 그룹과 팀, 프로젝트, 이렇게 세가지로 구별할 것이다. 간략하게 정의하면, 그룹은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 집단이다. … 반면에 프로그래밍 팀은 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프로그래머 집단이다. …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머 그룹에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또는 적어도 긴밀하게 짜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내는 지원 활동을 더한 것이다. 프로젝트에는 보통 전용 기계가 있고, 더불어 시스템 작업, 표준화, 문서화 등의 부차 기능을 담당하는 특별 팀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보통 프로젝트 관리자와 관료주의적인 정규 조직도(흡사 군대 같은) 추가된다.

2부에 보태는 글:
이제는 프로그래밍 팀이란 더 나은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프로그래머들의 모임이라 하겠다. 달리 말하자면, 팀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이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그룹과 차별된다(이때 제품이란 프로그래머가 각자 따로 일해서는 만들 수 없거나 또는 팀을 이룰 때만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없는 수준의 것을 의미한다). 어떤 그룹이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참여한다고 해서 팀이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구성원 각자가 별도의 제품을 만든다 해도(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팀은 팀인 반면에, 그룹은 같은 장소에서 일하며 같은 관리자 밑에 있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구성원들이 서로 공유하는 바가 없다.

그러나 결국 팀과 그룹의 차별성은 구성원들의 배우는 방식에 있다. … 팀에게는 항상 공통의 목표 즉, 구성원이 서로 가르치고 배워 각자 더 나은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가 있다. 제품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제품 개발을 위해 그룹보다는 팀을 만들도록 돕는 데 이 기준이 쓰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 더 잘 듣는 방법? 의사소통을 더 잘하는 방법? 자신에 대해 더 좋은 감정을 느끼는 방법? 저는 이 질문들에 관한 답이 모두 ‘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객들에게 팀의 일원으로 가장 좋았던 경험을 물을 때 가장 자주 듣는 대답은 가족 같았다는 말입니다. 추수감사절 즈음의 가족 말이죠. 모두 뭔가를 만들어 식탁에 내어 놓습니다. 그리고 서로 나누며 축하하죠. 저는 건전한 팀에게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스스로 영속시키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런 팀의 구성원 중 하나가 또 다른 팀을 만들어 원래 팀에서 배웠던 가치와 관습을 이어가는 것이죠.”
-> 가족같은 팀. 스스로 영속되고 싶어하는 팀. 내가 만들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