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한 문제를 둘 모두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풀어가라. 인내하지 마라.

‘부부 사이에는 어떤 문제든 늘 일어난다. 그게 살아 있는 부부다. 원만하고 건강한 부부란, 아무 문제가 없는 부부가 아니라 발생한 문제를 두 사람 모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풀어 가는 부부다. 물론 싸움에만 집착하여 서로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정반대로 세월이 약이라고 인내만을 미덕으로 삼는 것도 잘못이다. 인내는 좋은 미덕이 틀림없으나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어차피 대화도 안 통하는데 내가 참지”라고 침묵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290p.

어찌 부부 관계만 이러랴.

말을 할 때 명심할 열가지 조언

‘말을 할 때는 다음의 열 가지를 명심하라.

첫째, 상스러운 말은 하지 마라. 욕이나 비하하는 말은 말 가운데 가장 낮은 하수다.
둘째, 상대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마라. 누구나 정말 듣기 싫은 말이 있다. 그 말은 뇌관이다. 건드리면 폭발한다.
셋째, 남과 비교하는 말은 피하자. 세 살 먹은 아이부터 팔십 살 먹은 노인까지, 남과 비교하면 정말 기분 나쁘다.
넷째, 인격을 무시하는 말로 공격하지 마라. 자존심을 건드리면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두고두고 원망만 들을 뿐이다.
다섯째, 상대 가족을 헐뜯지 마라. 본질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상대의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건드리지 마라.
여섯째, 폭탄선언은 제발 참아라. ‘우리 헤어져’, ‘이혼하자’, ‘사표내야지’ 등 이런 이야기는 정말 마지막에 하는 말이다.
일곱째, 유머 있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무슨 이야기든 심각할 필요는 없다.
여덟째, 분명한 말은 오해를 남기지 않는다. 확실한 ‘예스’와 확실한 ‘노’는 연습해야 잘할 수 있다.
아홉째, 비비 꼬는 꽈배기 말은 하지 마라. 마음이 꼬여 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낫다.
열째, 사람을 죽이는 독 있는 말도 있다.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독이 되기도 하고 명약이 되기도 한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안의 “말실수를 하고 후회한 적이 많은 사람들에게” 222~223p.

나도 경험으로 얻었던 몇가지 조언에 더해서 구구절절 맞는 조언들. 뼈저리다.

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

‘대놓고 “당신은 무슨 일을 잘 하냐”고 묻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질문에 답하기를 좋아하고, 질문을 한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진다’

‘자, 50여 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가 일러 주는 인간관계의 비결은 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220~221p.

좋은 질문이다. 답하는 사람이 흥이 나는 질문이니까. 질문자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질문 하니까 생각나는데, 얼마 전 누군가가 지인들에게 “너는 내가 왜 좋아?”라고 자주 묻는단 이야기를 들었다. 이 또한 좋은 질문이다.
답변자는 일단 질문자를 내가 좋아하는가-질문자에 대해서- 생각할테고, 질문자를 좋아한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고, 이를 말로 할테니까.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그와의 관계를 해치기 싫은 사람이라면 이유는 어찌됐던 이래서 좋다고 말로 할테니까.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질문자가 답변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었다면 그게 아님을 알 수 있을테니까.
그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질문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저 질문이 나오지 않겠지.
어떠한 것을 밖으로 꺼내어 말로 하는 것은 큰 차이를 일으킨다. 사실일 경우, 생각이 더 확고해지고, 사실이 아닐 경우는 자기합리화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이 결국 사실-여기선 질문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된다.

상대의 특별한 점을 기억하라는 건 디테일의 힘과도 상통한다. 상세하게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어찌 싫을까.

이러나 저러나, 호감의 이야기를 보고 예전의 내가 생각나서 적는다. 난 오래전 아마 모두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내민 손을 받아주지 않는 상대를 서운해하고, 원망했고,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서야 내 욕심임을 알았지만.
요즘은 나를 싫어해도, 내가 먼저 내민 손을 치워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럴 수 있음이다. 사람 맘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조용히 손을 다시 거둘 뿐이다.

최선을 다하지 말고, 여력을 남겨라

‘나는 ‘최선’이라는 말이 싫다. 최선은 내가 가진 100을 다 쓰라는 말이다. 그러면 씨앗을 먹어 치운 농부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이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늘 나의 능력을 30퍼센트 가량 아껴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안의 “내가 ‘최선을 다하라’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

난 이 깨달음이 늦었다. 입사하고 한창 의욕이 과해 잠도 안자고, 몸 깎아가며 일하던, 내가 맡지 않아도 될 몫까지 끌어 안고, ‘책임감’이란 단어에 취해서 나를 태우던 그 때, 지친 나를 다른 부서의 한 선임님은 ‘기름을 채워야 또 달리지. 기름도 안채우고 계속 달리면 멈춰요’라며 반강제로 스타벅스로 데려가 한가로이 라떼를 먹였다.

여력을 남겨라. 남는 힘이 없으면 모든 일이 귀찮아진다. 그 일 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남는 일들이 점점 쌓인다.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건강을 해치는건 덤이다. 그런데 그 덤을 얻으면, 네 인생 전체가 사라진다.

타인의 관심 부재를 당연시 하고, 외로움에 적응하기

난 왜 벌써 이미 노후 대비라는 걸 겪어 본 거 같을까. 🙂

‘노후 대비로 외로움에 대비하는 일도 잊어서는 안된다. 살다 보면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시기가 꼭 온다. 그 상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적응하는 법은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30p.